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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IT코리아'의 나아갈 길
작성일 2003-04-12 매체명 경인일보 조회수 18369
 

최근 경제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IBM이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인터넷 활용도가 세계 21위에서 16위로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사이에 5단계가 상승했다는 것은 좋은 성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정부나 언론에서 줄곧 우리 나라가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라는 것을 자랑해왔던 것을 생각해보면 그간의 자랑이 거품이었나 하는 생각에 마음에 차지 않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인터넷이 우리의 생활과 경제에 본격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지난 1990년대에 불어닥친 닷컴 열풍은 인터넷의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지나쳐 광란으로까지 보인 면이 있었다면 그 거품이 수그러든 현재는 냉정하게 인터넷이 경제와 결합되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나라는 첫 단추를 잘 꿰었다고 생각한다. 'IT 코리아'라는 구호의 출발점은 초고속 인터넷의 활성화였고 그 목표를 잘 실현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이라는 멍석이 잘 깔리면 그 위에서 어떻게 놀 것인지는 놀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창의성을 발휘하며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초고속 인터넷 활용도의 5계단 상승으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도 계속 초고속 인터넷의 활용 방법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정부는 초고속 인터넷 이후의 화두를 무선 초고속 인터넷으로 삼고 이를 현실화하는데 연구를 진행하고 각 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혁신을 통해 앞서가는 기업이나 국가는 자신의 선도성을 지키기 위해 기존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현명한 선택을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과거 지난 반세기를 돌아보면 빠른 시간 내에 선진 경제와 기술을 따라잡으려다 보니 다른 측면 즉 인권, 민주화, 환경, 지역불균형 등에서 부작용이 돌출됐으나 과거에는 이러한 부작용에 대한 반발을 무시하면서 앞으로만 전진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1세기는 상황이 달라졌다. 작년 월드컵과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난 것은 이미 내재되어 있던 새로운 흐름이 표출된 것에 불과하다. 그 새로운 흐름이란 과거 반세기와는 다른 생각과 가치관이 우리 사회에 실제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나타났다는 것이다.

 

IT 코리아를 추구하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와 기업은 이 새로운 흐름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사실 아직까지 우리 나라는 국가나 기업차원에서 계속 정보통신 인프라에 투자하는 데에 비중을 두고 있고 이를 활용하는데 투자하는 것은 그 뒤를 쫓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1·25 인터넷 대란이나 하프플라자 사기사건 같은 것이 대표적인 것이 될 것이다. 1·25 인터넷 대란은 잘 구축된 인프라가 오히려 대규모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또 하프플라자 사기사건은 그 결과로 인해 중소 인터넷 쇼핑몰이 신용 위기에 처하고 인터넷 거래의 방식까지 바꿔야 하는지를 검토하게 하는 사건이었다. 새롭게 시도하려고 하는 무선 초고속 인터넷도 취약한 보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무거운 과제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앞날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은 IT 코리아가 통신 인프라뿐만 아니라 정보보안이나 정보통신 정책·법규까지 균형있게 성장해야 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무슨 일을 추진하건 그늘이 나타나게 마련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고 부작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부작용이 자꾸 누적될수록 애써 이룩한 성과가 자칫 무시되거나 그 효과가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고 이렇게 형성된 비우호적인 주위 환경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전 세계적인 경쟁 환경과 변화된 사회적 성숙도를 반영해 여러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위해 현명한 지혜를 발휘해야만 투자한 만큼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어렵고도 중요한 시기에 우리가 서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어려운 일을 시작하고 있고 여러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노력할 때에만 그 목표에 접근할 수 있음을 우리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김영근(에프네트 대표)

 

<경제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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